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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이야기

[스크랩] 자녀와 대화하는 법

* 원인 *

이 세상의 모든 대화 중 부모자녀간의 대화가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와 대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아이들과 대화해야지라는 생각은 간절해도 마음대로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일방적인 대화 때문이다. 부모는 늘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에 너무 앞서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 생각한 가치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화를 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를 세상에 적응시키고, 그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게 하려면 아이를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중압감에, 아이와의 대화를 즐기지 못할 때가 많다. 아이에게 부모의 가치관을 심어주려다 보니 행여 아이가 뭔가 하나라도 잘못할까, 마치 틀리기만 해도 부모 책임인 것 마냥 아이를 몰아붙이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간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옳은 말'을 많이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해결책, 훈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부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심심해"라고 말했는데도 "나가서 놀아", "숙제 안 했으면 숙제해"라는 식으로 말할 때가 있다. 아이는 그저 자신의 지금 기분이 어떻다고 말했을 뿐인데 이런 부모의 반응에 아이는 '다음부터는 엄마한테 얘기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말문을 아예 닫아 버린다.

옳은 것을 전달하려다 보니, 아이 잘못을 지적할 일이 많아지고, 부모가 호통이나 야단을 많이 치니 가족들 사이에서의 의사소통마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해라', '한 번만 더 그러면 ∼못하게 할 꺼야'하는 식의 지시명령조의 말을 많이 할수록 그만큼 아이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뿐 아니라 다양한 표현 방식을 익힐 기회마저도 얻지 못한다.

둘째, 날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대화가 아이와의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그 이유 중의 하나다. '숙제해라' '학원 가야지' 등등의 말이 하루에도 수십 번도 반복되다 보니, 아이 행동도 달라지는 게 없어 한두 번 참다 못내 울화통이 터져 결국 부모가 큰소리부터 내고 야단친다.

셋째, '아이는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부모가 기준을 정해 버리거나, 아이를 향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아이가 고쳤으면 하는 방향만을 꾸짖기에 급급해 오히려 갈등만 심해진다. 아이들조차도 부모에게 말 걸기가 쉽지 않아진다.

넷째, 아이에게 완벽해 보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경우, 아이와 잘 대화가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미안하다', '내 잘못이다'라는 말을 못해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다섯째, 부모는 아이에 비해 자신들이 더 많이 경험과 정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아이와 대화할 때, 일일이 답을 준다든지 부모의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거나 이를 고수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 얘기 잘 듣다가도 엄마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아이 생각을 바꾸려 하거나 '다음부터 그러지 마'하는 식으로 결국 '너는 무엇 무엇이 문제다'라고 지적해 아이는 부모와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게 된다.

여섯째,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 발달 특성상 대화가 안 되는 때가 있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원해도 아이가 자기 발달에 골몰해 있는 미운 일곱 살 일 때, 굉장히 고집세고, 양보할 줄 모르는, 떼써 대화가 어긋날 수도 있다. 정서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사춘기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아이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멀어 졌다를 반복하게 된다.

일곱째, 거의 모든 부모가 자신이 자란 가족으로부터 받은 정서적 부담과 풀지 못한 문제를 그대로 갖고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기 때문에 어릴 적 가족에서 분리되지 못하는 한 새로운 가족 안에 열린 소통 패턴이 자리 잡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부모 스스로 상처받고 거부당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방어적인 소통패턴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많고, 그런 나약함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되풀이 될 확률이 높다.

* 대책 *

첫째,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 생각, 가치관, 아이 행동에 대한 반응과 시각 등 부모 자신을 바꾸어 보려는 의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음으로 아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려 하고, 차이를 수긍할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들으려 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자세를 보일 때 아이도 열린 마음이 된다.

특히 아이 행동을 바꿔보려고 대화하기 전에 무엇보다 부모 자신이 먼저 아이에게 맞게 바뀌어야 한다. 대화하는 아이를 존중하면서 아는 내용이라도 차분히 들어주고, 무엇이든, 어떤 상황에서든 배운다는 자세를 보이도록 한다. '내가 무엇인가 가르치고, 아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라고 설득을 하거나 아이 행동을 바꾸려 들면 결코 달라지는 게 없다.

가령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자기도 모르게 돕고 싶어져서 '그렇게 미적거려서는 안돼'라고 설득을 하거나, 아이 태도를 바꾸려는 것보다는 아이 기분을 알아주는 편이 아이 마음도 진정되고 아이 나름대로 마음을 정리하면서 여러 생각 끝에 '∼해봐야지'라고 새로운 의욕이 생길 수도 있다.

둘째, 가치를 전하려는 "옳은 말"을 하는 대화가 아닌, "이해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 부모 입장보다는 아이 입장에서, 아이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면서 아이 기분을 살피고,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게 부모가 먼저 할 일이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먼저 아이를 이해해야 한다. 공감하는 반응은 서로 아이의 자아를 깊이 존중할 뿐만 아니라 서로 간에 더 강한 유대를 형성하고 소통의 문을 열어 놓게 한다.

셋째, 아이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에 따라, 아이 일련의 발달 과정에 따라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 예민한 아이를 '고치겠다'고 아이를 극기 훈련 보내버리거나, 부모 식대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예민하게 사소한 것을 꼬치꼬치 물어도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잘 이야기 해 준다. 종종 아이가 성장과정에 있으며 미숙한 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잊고 웬만큼 자랐으면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해 그 기대에 충족시키지 못하면 '아이가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발달, 성숙도에 맞는 '정확한'대화를 해주어야 한다.

넷째, 부모의 부족한 점을 무조건 감추려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드러냄으로써 아이도 부모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 막상 부모 입장이 되면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 왜냐하면 솔직하게 말했을 때 부모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부모가 표현하지 않으려고 해도 아이는 부모의 한계와 문제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숨기려고만 들지 말고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편이 낫다. 완벽하지 않는 부모가 오히려 아이를 더 편안하게 해준다.

다섯째, 아이에 관해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부정문, 명령문보다는 긍정문을 사용하거나 혹은 '무엇을'과 '어떻게'라는 질문을 이용해 아이 스스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긍정적인 표현은 누구에게나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부정적인 표현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반발심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를 방해한다. '∼하지마!' ' ∼해'하면서 정해버리기보다는 아이 관심이 무엇인지 공감을 해주면서 '어려웠겠구나.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해서 아이가 스스로 여러 방법들을 생각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다.

관심 호기심을 갖는 다는 것은 곧 아이 관심사를 똑같이 좋아하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면 아이와 좀더 가까워 질 수 있다.

여섯째, 아이와 한가지 일을 함께 해 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잠자리에 드는 때도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고, 학교에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때도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시간을 갖는 일은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런 시간을 가짐으로써 아이의 소속감과 안정감을 키워줄 뿐 아니라 아이 세계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아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효과적임을 알게 된다.

일곱째, 다양한 언어적 표현을 활용한다. 부모가 사용하는 말은 크게 4가지, 즉 입을 통한 입술 언어, 얼굴 표정으로 얘기하는 얼굴 언어, 신체의 접촉을 통해 나타나는 신체 언어, 그리고 몸 전체에서 풍기는 정서 언어 등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부모는 아이와 대화할 때 주로 입술 언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입술 언어보다 신체언어, 분위기나 느낌으로 표현하는 정서 언어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령, 공부하는 아이 어깨를 주무르며 부드러운 미소로 눈을 맞추면서 '힘들지?'라고 말하는 건, '이번 시험 잘봐!'라는 말보다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아이 입장에서 볼 때, 부모라는 나 자신은 말 걸기 쉬운 부모일까?
부모의 할 일은 아이 스스로 말할 기분이 드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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