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전원주택
윤도판과 집터의 선정
尋牛
2016. 1. 30. 22:30
31.윤도 輪圖Compass 지름47cm 김정동 소장
건축의 제일 첫 번째 순서는 어느 곳에다 집을 어떠한 배치로 지어야 하는 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북반구 중위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에 남면사록(南面四綠)은 거주지로서 가장 좋은 조건으로 인식되었다. 우리 역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와 같은 지리관을 지녔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삼국시대 초기에 자생적인 택지이론을 형성하였다. 삼국시대를 거치며 중국의 풍수이론이 수입되면서 이러한 이론은 점차 체계화되었고, 국가적으로도 지리학 교수(敎授)나 지리학 훈도(訓導)를 두어 교육시키기도 하였다. 이렇게 택지나 묘지의 입지 선정을 담당하는 사람을 지관(地管)이라 한다.
집주인이 어느 지역을 설정하여 지관에게 의뢰를 하면 지관은 윤도 등의 도구를 이용하여 대개 풍수적 입지조건에 의거해 집터의 위치와 방향을 결정해준다. 주로 집터 주변의 자연 경관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살릴 것인가를 기준으로 하여 집터를 선정하였는데, 주변 하천의 범
람 가능성, 집의 채광문제와 주변 산이 집터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집터의 토질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집터의 위치와 방향에 대해 조언하였다. 비록 음양오행이라는 관념적인 틀을 적용한 것이지만 그 안에는 일상생활의 체힘을 통해 축적된 우리의 지리관을 담고 있으며 자연과 조화를 특정으로 하는 우리 건축의 이론적 기반이 되기도 하였다.
출처ㅣ『건축장인의 땀과 꿈』(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