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재료

나이테(年輪-Annual ring, Growth ring)에 대하여

尋牛 2016. 1. 30. 22:03

       

 

 
나이테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한다.
생태 고고학자들은 나이테가 담고 있는 정보를 해석해서 그 시대 기후, 풍토 등 많은 자료를 추론한다고 한다. 
나이테가 담고 있는 정보는 나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도 필요하고 그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테는 춘재(春材)와 추재(秋材)로 형성되어 있는데 춘재는 봄 여름에, 추재는 가을 겨울에 생장한 부위라고 오해를 한다.
이런 오해는 선구자나 애국가처럼 강인한 소나무가 등장하는 노래에서 북풍한설에서도 소나무는 꿋꿋이 자란다는 상징탓도 있을 것이다.
런데 실제로 나무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생장을 멈춘다고 한다. 가을 잎이 떨어져 전혀 생장할 수 없는 활엽수도 추재가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라.
이런 오해를 불러올 용어가 왜 등장했는지 궁금한데, 아열대 지방(일본)의 구별방식이 아닐까 추측한다. 
춘재는 봄에, 추재는 여름에 생장한 부위라는 영어권 용어가 타당하다. 아래 내용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경륜이 많은 대목은 나이테 간격(연륜폭)을 비교해 보고 그 나무가 육송인지 짐작한다. 서까래는 육송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는 드물지만 기둥과 보처럼 장대재는 섞여 오기도 한다. 서까래 연륜폭(年輪幅)보다 장대재 연륜폭이 눈에 띠게 넓다면 육송인지 의심할 만하다. 장대재 육송을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데, 해송(곰솔)이나 수입송을 육송이라 속이는 경우가 있다. 같은 장소에서 벌목한 육송은 나이테 간격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같은 장소 나무라도 장대재가 나이테 간격이 조금 넓다. 서까래를 육송이라 속여 팔지 않는 이유는 경제성이 떨어지고, 피죽과 함께오는 서까래는 다른 나무가 섞여 오면 바로 표시나기 때문이다. 나이테가 넓은 쪽이 남쪽이라는 오해도 있는데, 이전 글 '나이테와 기둥의 방향에 대하여'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나이테 간격이 좁은 나무가 간격이 넓은 나무에 비해 강도가 우수하다는 속설이 있다. 똑같은 굵기의 서까래라면 나이테 간격이 좁은 나무는 나이가 많고 간격이 넓은 나무는 연륜이 짧다. 연륜이 짧은 나무는 미성숙재 분포가 많기 때문에 강도가 떨어질 것이다.

 

기름값이 비싼 요즘 화목 보일러를 쓰는 가정이 늘어간다. 장작을 팰 땐 나이테 간격 넓은 남쪽을 찍으라 한다. 편히 자라 무른 쪽을 공략해야 잘 쪼개진다며 하는 말인데, 산골짜기에 사시는 나이든 어르신의 말씀은 다르다. 간격이 넓은 쪽은 너무 강해서 겨울철에 도끼질을 하면 튕긴단다.
겨울철에 도끼질을 할 때는 나이테 간격이 좁은 쪽을 찍어야 잘 뽀게지고 여름철에는 나이테가 좁은 쪽을 찍으면 무르고 질겨 도끼가 끼이므로 나이테가 넓은 쪽, 강한 쪽을 찍어야 잘 뽀게진다고 하셨다. 나무에 도끼가 끼이는게 얼마나 번거롭고 비효율적인 일인지 장작을 패본 사람은 안다. 이 점을 모르는 실력 없는 사람이 장작을 패면 걸레쪽이 되지만 이 장작이 불 피우기엔 오히려 더 좋다고 하셨다. 한 나무에서 나이테 간격이 넓은 쪽이 좁은 쪽에 비해 강도가 우수하다는 산꼴 어르신의 말씀은 옳다. 강도시험에서 확증된 것이다. 이런 근거로 나이테 간격이 좁은 나무가 간격이 넓은 나무에 비해 강도가 더 우수하다는 말이 항상 맞는지 의심이 간다.

 

강도와 내구성은 목재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인데 목재의 강도와 내구성은 나이테의 간격보다 추재율과 더 연관이 있다. 문짝재로 많이 쓰이는 수입 홍송(old douglas fir)과 가구재(架構材)로 주로 쓰이는 다글라스(douglas fir)를 비교해 보면 이 점은 확연하다. 목재의 강도와 내구성은 나이테의 간격이 좁은 것보다 추재의 비율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있다. 나이테 간격이 촘촘하다고 해서 반드시 추재율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이테 간격이 좁은 나무가 더 단단하다는 주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나무를 골라 쓸 수 없는 요즘 대목은 이런 내용을 그다지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장인의 정신과 솜씨를 지키는

최도편수의 전통목조건축

 

 
나이테 방향의 한 각재의 수축변형은 대목에게 중요한 사항이다.
이러한 변형을 보정하기 위해 노련한 대목은 먹줄을 감아(꼬아) 먹을 주었다고 전하는 얘기를 들었다.
승(繩)은 직선을 위한 도구다. 먹줄을 매길 때 매번 같은 정도로 먹줄을 휘게 칠 수 있는 경지는 아직 보지 못했다.
먹줄을 손까락 한마디, 반마디로 꼬아서 튕긴다는데 매번 똑같은 정도로 휘어 맞는지, 실효성은 아무래도 장담하기 어렵다.
먹줄을 곧은 직선으로 주기도 어려운 판국에 일부러 똑같이 휘어 주는 경지는 아직 안드로메다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