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목공예

장[欌]이란?, 세부 명칭과 구조, 종류

尋牛 2016. 1. 30. 21:39

          

 장[欌]이란?

 

장은 농과 달리 층이 분리되지 않고 널과 기둥 또는 널과 널을 결속한다. 즉 장은 여러 층으로 되어 있어도 앞널과 측널이 하나로 구성된다. 장의 발생이나 기원에 관한 구체적인 문헌 기록은 없으나 1775년에 간행된 《역어유해보 譯語類解補》에 수궤(竪櫃)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장은 궤에서 발전된 형태로 보인다. 즉 장은 궤에서 출발하여 점차 높이가 높아지고 문의 개폐방법도 상·하 여닫이에서 좌·우 여닫이로 변화되었으며, 용도와 보관물의 규모에 따라 2층장 또는 3층장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폐방식이 바뀜에 따라 제작기법의 변화도 가져왔는데 판재만을 결합하던 궤의 단순 제작방식에서 탈피하여 각재와 얇은 판재를 결합하여 무게를 줄였다. 특히 전면에는 기둥, 쇠목, 동자에 의해 분할된 머름칸, 쥐벽칸, 문판 등을 두어 장식적인 효과를 주었다.

장은 사용자의 신분·경제력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양반가의 대표적인 혼수품이었던 장은 제작시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공간의 제약 또한 적지 않게 받는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일반 서민계층은 값비싼 장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 고리짝 혹은 값싼 농이나 반닫이를 주로 썼던 것으로 보인다.

장은 대부분 혼수품으로 장만해 가지만 솜씨 있는 소목을 집으로 불러들여 제작하기도 한다. 이때 소요되는 목재는 미리 구비해 두며, 목수의 기거비용을 모두 제작을 의뢰하는 측에서 부담하고 작업이 끝나면 현금이나 곡식으로 비용을 지불해 주었다.

  

장의 세부 명칭과 구조 

 

장은 몸통, 다리, 천판의 세부분으로 구성되며, 사용자의 내용물의 양에 따라 일층, 이층, 삼층과 같이 규모의 변화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장의 천판은 농과 달리 몸통보다 크게 만들어 측널 밖으로 돌출시킨다. 천판은 턱짜임과 장부짜임이 사용되고 귀장식이나 감잡이로 각 연결부위를 보강한다. 몸통의 전면은 기둥, 쇠목, 동자가 뼈대를 이루며, 그 사이의 공간을 알판으로 채워 서로 맞물리도록 제작한다. 장부짜임, 연귀짜임, 턱짜임 등의 짜임기법을 주로 쓴다.

다리는 주로 마대형식으로 몸통과 분리되며 박쥐 형태의 풍혈이 있다. 턱짜임, 연귀짜임으로 제작하며, 못이나 귀장식, 감잡이로 각 연결부위를 보강한다. 문판은 통판을 쓰는 일은 거의 없으며 문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전체적인 구조와 조화되는 문변자와 알판으로 결합시킨다. 알판에 문변자를 둘러 장부짜임과 연귀짜임으로 제작하고 각 연결부위는 귀장식으로 보강한다.

 

천판의 결속  

기둥과 쇠목의 결속  

쇠목과 동자의 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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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판의 문변자 결속  

 

 다리의 결속

 

이번 조사 결과 현존하는 대다수의 장은 19세기 이후에 사용된 것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19세기 이후의 장은 규모가 확대되기 시작하며, 의장이 화려해진다. 또한 자개, 목재의 상감, 칠마감 등의 기법이 보편화되는 추세였다. 반면 구조적인 면에서 이전 시기에 비해 형식화 되거나 약식화 되고 있었다. 예컨대 동자와 쇠목을 연결할 때 짜임을 생략한 '헛동자'기법으로 처리하여 겉모습만 형식을 갖추는 제작방식이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한편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문판에 거울을 부착하는 양식장의 형태가 도입되었고 금속장식도 백동을 즐겨 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목공구 가운데 특히 정교한 톱날을 쓰면서 목재를 얇게 켜서 가공한 상감기법이 충무·통영지역을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장의 종류

옷을 보관하는 용도로 제작된 가구이며, 주로 안방에 놓고 여성들이 사용하였다. 규모에 따라 일층장, 이층장, 삼층장의 층의 변화가 있고, 보관물의 양에 따라 2~3개를 함께 놓고 사용하기도 하였다. 각 층에 따라 보관하는 내용물이 달랐다. 이층장의 경우 철이 지나 입지 않는 옷은 일층에 두고 계절마다 자주 입는 옷은 이층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천판 밑으로 서랍을 두어 작은 물건을 보관했다.
 

 
삼층 옷장 1090×515×1647㎜ | 01-06222
  

의걸이장

장의 내부에 횃대가 있어 의관을 걸어 보관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장으로 옷장이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의걸이장은 주로 남성의 의복을 보관했던 장이다. 현대의 양복장과 비슷한 용도로 일층이나 이층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이층 의걸이장인 경우 일층은 여닫이나 미닫이 구조이며, 신발, 관모 등을 보관했다. 이층은 횃대가 있어 두루마기 등을 걸어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판은 통문과 살문이 있는데 통문은 문변자와 알판이 조합된 형태가 많고, 살문은 한옥의 문과 같이 문살에 종이 혹은 천을 발라 썼다. 살문은 대개 아(亞)자문이 반복되는 격자문으로 조형성이 뛰어나다. 

 

  

의걸이장 854×425×1580㎜│02-01808

 

 

 책장

 

책장은 남성들이 머물렀던 사랑방에 놓고 책을 보관했던 가구이다. 책의 양에 따라 장의 폭과 층고가 확대된다. 책장은 문판 밑의 머름칸의 층수가 적고 문판 하부의 머름칸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는 책을 넣고 꺼낼 때 문턱에 걸리는 불편을 덜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된다. 간혹 문판 뒷면에 도서명이나 책의 수량 등을 써넣어 보관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표기한 경우도 있다.  


 

이층 책장 1010×410×890㎜│03-02068

 

반닫이장

반닫이와 장의 기능이 혼합된 형태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윗층은 옷을 보관하는 장의 형태인 반면 아래층은 반닫이의 모양을 하고 있다. 주로 전라북도와 충청도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아래층에는 장기간 입지 않는 옷을 보관하고 위층은 자주 입는 옷을 넣어둔다. 안방에 놓고 사용하는 여성용 수납가구라 할 수 있다.
 

 

반닫이장 731×375×954㎜│04-23236

 

머릿장

기거하는 방의 머리맡에 놓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장으로 대부분 단층으로 제작한다. 옷과 서류 등을 보관하며, 천판 위에는 애완품(愛玩品)이나 작은 물건을 올려놓기도 한다.
사랑방에서 쓰는 머릿장은 몸체가 단층 정방형에 문이 있고 천판 밑으로 서랍을 둔다. 천판은 두루마리 개판으로 제작되어 서안이나 경상의 형태와 흡사하게 만든다. 천판을 몸통보다 돌출시켜 양 귀 하단에 귀받침을 부착하여 개판을 보강한다. 마대는 풍혈이 있는 호족형 다리가 일반적이다. 안방에서 쓰는 머릿장은 마치 장농을 축소시킨 것처럼 크기가 작아 흔히 '애기장' 혹은 '버선장'이라 불린다. 

 

 

머릿장 994×460×1023㎜│05-22360  
 

찬장

찬장은 찬방(饌房) 혹은 대청에 놓고 일용식기 외에도 각종 반상기를 넣어 보관했던 장이다. 많은 양의 그릇이나 음식물을 쌓아 두고 사용했으므로 그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굵은 기둥과 두꺼운 판재를 사용했다. 튼튼한 짜임새가 요구되므로 기둥과 쇠목은 특히 굵은 소나무, 목리가 좋은 느티나무, 참죽나무를 쓰고 장석은 견고한 무쇠장식을 달았다.
형태상 옷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문판이 크고 다른 가구에 비해 기둥과 쇠목이 견실하여 매우 육중한 맛을 준다. 넣고 꺼내기 편리하도록 네짝의 문판을 경첩으로 연결하여 개구부(開口部) 공간을 크게 확보하기도 한다. 찬장은 이층, 삼층이 대부분으로 전면이 같은 판재로 구성하였다. 문판은 대부분 판재로 제작하나, 한지나 천을 바른 살문의 찬장도 있다. 

 

 

이층 찬장 1478×756×1597㎜│06-17310  
 

문갑장

문갑장은 문갑과 장의 기능이 합해진 형태의 가구이다. 윗층은 장의 형태이고 아래층은 문갑의 형태이며 반대인 경우도 있다. 사랑방이나 안방에서 문방구, 문서, 그 밖에 작은 물건 등 다양한 용품을 수납한다. 수납할 용품에 따라 서랍, 선반 등을 설치하며, 주로 복층을 이룬다. 안방에서 사용되는 여성용 문갑은 재료와 장식 등이 화려하며, 반면 사랑방에서 쓰이는 남성용은 검소하게 제작하였다. 재료는 소나무·오동나무·배나무·먹감나무 등이 주로 쓰인다.

 

 

삼층 문갑장 953×479×1255㎜│07-15436

 

 

출처목가구, 김희수, 김삼기, 2011.10.15, 국립민속박물관 - 민속유물이해 1ㅣ네이버캐스트